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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생명 주일 담화

 

과학 기술 시대의 인간 존엄성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요한 10,10)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반포하신 2025년 정기 희년의 선포 칙서 제목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Spes Non Confundit.)라는 말씀(로마 5,5)과 함께 희년을 지내고 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이 칙서에서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희망을 찾을 뿐만 아니라 시대의 징표들, 특히 “생명을 전달하려는 원의를 상실”(9항)한 이들도 희망을 발견하도록 초대하십니다. 그만큼 생명은 우리가 지켜야 할 희망의 표징이면서, 우리 사회를 더욱 인간답게 만드는 본질인 것입니다. 한국 천주교회가 지내는 열다섯 번째 생명 주일을 맞아, 인간의 존엄과 인류 공동체의 밑바탕이 되는 생명의 가치를 되새겨 보고자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삶의 모든 분야에 걸쳐 발전된 과학 기술로 말미암아 물질적 한계를 점차 벗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상에 대한 지평을 새롭게 넓히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 지능 기술은 과학 기술의 놀라운 혁신과 질적인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인공 지능은 다른 기술 혁신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널리 퍼지며,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열어 줄 최신의 기술적 도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과학 기술은 “하느님께서 주신 인간 창의력의 놀라운 산물”(「찬미받으소서」, 102항)이며, 우리 삶과 세상의 지평을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과학 기술의 발전은 한편으로 생명의 가치와 인간 존재의 의미를 위협하는 새로운 위험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전자 조작 기술과 합성 생물학의 발전은 질병 치료와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바지하지만 뜻밖의 돌연변이가 생기거나 생물학적 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을 높입니다. 과학 기술은 또한 윤리적 고찰과 책임 있는 기술 발전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이는 과학 기술이 단순히 편의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발전하면 인간성을 상실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나라의 정치 사회가 생명을 먼저 선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묻게 됩니다. 예를 들어, 일부 정치인들은 조력 자살을 미화시킨 ‘조력 존엄사’ 법안을 통과시키고자 지속적으로 시도하며, 어떤 순간에도 변하지 않는 생명의 가치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중단할 수 있는 것이 존엄하게 ‘죽을 권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동조하여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져야 할 생명의 존엄성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에는 사회 곳곳에서 생명 자체를 거부하거나 하찮게 만드는 “죽음의 문화”(「생명의 복음」, 12항)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예언자적 소명을 실천하는 가톨릭 교회는 과학 기술로 발전하는 사회 속에서 최우선적 자리를 잃어버린 생명의 현실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생명에 대한 개방성은 참다운 발전의 핵심”(「진리 안의 사랑」, 28항)이라는 진리를 모든 이가 깨달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호소합니다. 특별히 교황님께서는 오늘날 효율성과 생산성과 창의성을 앞세워 기술과 과학이 인간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주요한 도구라고 믿는 ‘기술 지배적 구조’의 위험성을 경고하시며, 기술을 단순히 효율성이나 생산성 또는 창의성의 논리만으로 따질 것이 아니라, 참된 인간 발전과 사회적 온전성을 위하여 쓰여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찬미받으소서」, 106-114항 참조). 또한 인공 지능 기술이 불러일으키는 ‘열광’과 ‘두려움’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모든 인간의 선’을 위하여 그 기술을 사용해야 합니다(주요 7개국[G7] 정상 회의에서 한 연설, 2024.6.14.).

 

과학 기술은 결코 가치 중립적이지 않으며, 그 쓰임 방식에 따라 사회와 인간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과학 기술이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에 따라 사회적 기회를 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찬미받으소서」, 107항 참조). 따라서 과학 기술 시대에 우리는 더 인간다운 방식으로 관계 맺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인간을 대체하는 데 기술을 쓸 것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봉사의 도구로 써야 합니다. 특히 기술을 통한 인류 번영의 중심에 생명, 특히 가장 취약한 이들이 자리할 수 있도록 그들을 가장 먼저 배려해야 합니다.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선택(「복음의 기쁨」, 198항 참조) 없이 생명을 중심으로 한 인간 사회는 결코 세워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과학 기술의 발전 속에서 우리가 무엇보다도 앞세워 지켜야 할 가치는 생명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을 따라, 무엇에도 양보할 수 없는 생명을 수호하며 희망의 표징이 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그리스도인이 “가장 작은 이들”(마태 25,40)을 향한 돌봄을 실천하며 인류 공동체에게 인간 존엄성과 생명의 가치를 수호하는 희망을 전하는 길을 보여 주기를 바랍니다.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요한 10,10). 아멘.

 

 

2025년 5월 4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 문 희 종 주교

 

 

 

 

[내용출처 - https://cbck.or.kr/Notice/20250149?page=2&gb=K1200 ]
[해당 부분을 어문 저작물, 음향·영상물, 컴퓨터 데이터, 기타 저작물 등에 인용할 때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 저작권 사용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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